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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국내 최초' 트위터리안이 꼽은 2010 프로야구 10대 뉴스

다사다난했던 2010년도 불과 이틀 남았다. 올 해는 프로야구계도 무수한 이슈로 넘쳐난 한 해였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소셜네트워크(SNS) 이용자 폭증으로 이어지면서 각종 이슈들이 확대 재생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프로야구 팬을 자처하는 트위터리안(트위터를 주요 소통수단으로 쓰는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은 올 시즌 10대 뉴스를 어떤 것으로 꼽을까. 140자에 담긴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 스포츠서울이 국내 최초로 ‘트위터리안이 꼽은 2010 프로야구 10대 뉴스’를 선정. 최대한 그들의 입담으로 풀어봤다.
◇역시 이대호 류현진! 괴물들의 신기록 행진
시즌 내 ‘빅보이’ 이대호(28·롯데)와 ‘괴물’ 류현진(23·한화)의 신기록 행진이 트위터를 장악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타율(0.364) 홈런(44) 타점(133) 최다안타(174) 득점(99) 장타율(0.667) 출루율(0.444)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타격 7관왕은 한국에서는 처음이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4차례(1909년 타이 곱의 8관왕 포함) 뿐인 엄청난 기록이다. 이와 함께 8월 4일 잠실 두산전부터 15일 광주 KIA전에서 9경기 내리 홈런을 터뜨려. 연속경기 홈런 세계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후덜덜’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의 기록 행진도 눈부셨다. ‘꼴찌팀에서 혼자 빛난’ 류현진은 시즌 방어율(1.82)과 탈삼진(187) 1위를. 다승 2위(16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성적으로 류현진이 10대 뉴스에 들어갈 리는 없을 터. 시즌 개막부터 8월 17일 LG전까지 무려 2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실점 이하 투구)로. 세계 신기록(단일시즌)을 작성했다. 5월 11일 청주 LG전에서는 9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솎아 내 정규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규시즌과는 상관없지만. 또 한번 트위터를 들썩이게 한 사건이 터졌다. 국제대회만 나가면 펄펄날던 태극전사들이.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 내버렸다. 그것도 전승 우승으로. 덕분에 양현종(KIA) 임태훈(두산) 강정호(넥센) 조동찬 안지만(이상 삼성) 송은범(SK) 등 각 구단의 ‘귀요미’ 들이 대거 병역 혜택을 받아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트위터리안을 사로잡은 이는 ‘추추 트레인’.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대만과의 예선 1차전에서 호쾌한 홈런 2방으로 아시아인 최초 2연속시즌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한 메이저리거의 위용을 뽐내더니. 대회기간 동안 3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정말 ‘깜놀’이다.
◇레전드 줄줄이 은퇴 ㅠ.ㅠ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은 수퍼 레전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야구장과 작별을 고했다.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하고. 팀의 3번째 우승을 이끈 SK 김재현(35)을 시작으로 ‘양신’ 양준혁(41·삼성)과 ‘대성불패’ 구대성(41)이 나란히 유니폼을 벗었다. 안경현(40·SK) 이영우(37·한화) 박종호(37·LG) 등도 간판 타이틀을 내려놨다. 빗물과 눈물이 뒤범벅 된 성대한 은퇴식을 가진 양준혁은 명 트위터해설가로. 또 강사로 현역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 ‘스타는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어.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구대성 역시 호주에서 새출발. ‘한국산 철벽 마무리’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어. 역시 트위터리안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누구도 막을 수 없던 SK
‘후덜덜’한 실력으로 ‘욕’(?) 제대로 먹는 SK는 올 해도 일을 냈다. 시즌 초반 16연승을 질주하며 독주채비를 갖출 때는 ‘야신’ 김성근 감독의 수염이 단연 화제였다. 당시 선수들은 “이참에 완전히 할아버지로 만들어 버리자”고 결의했고. 트위터리안 역시 ‘성큰옹! 수염 깎지 마세여’를 연호했다. 이후에도 SK는 피도 눈물도 없는 경기력으로 당연한 듯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엄청난 기세로 올라온 삼성을 시리즈 전적 4대 0으로 가뿐하게 무찔렀다.
◇드라마보다 재미났던 포스트시즌
두산의 리버스 스윕으로 흥행 대박을 예고한 준플레이오프. 덕분에 장외 갈매기와 곰들의 전쟁도 온오프라인을 후끈 달아 오르게 했다. 두산은 매 경기 드라마같은 승부를 펼쳐 준플레이오프 사상 처음으로 2연패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해. 잠실벌을 용광로로 바꿔놨다. 대구와 잠실을 오간 경부선 플레이오프도 흥미진진하긴 마찬가지. 일진일퇴를 거듭한 끝에 매 경기 1점차 승부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나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승부는 결국 삼성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 승리가 끝내기 실책으로 결정난 게 아쉬웠지만.
◇갈매기 잡은 윤석민 그리고 공황장애
최고 인기구단 답게. 롯데 팬들의 흥분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다. 의도치 않은 사고였지만. 팀의 주축인 홍성흔과 조성환(이상 34)이 열흘 간격으로 사구를 맞았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이슈였다. 홍성흔은 이대호와 함께 타격 타이틀 경쟁에 신바람을 내는 중이었고. 조성환은 팀의 4강행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였다. 고의성 논란까지 제기할 만큼 트위터리안의 논쟁을 불러 일으킨 이 사건은. 일부 사직팬들에 의해 KIA 선수가 가벼운 부상을 입는 사태로까지 번졌고. 윤석민은 공황장애를 동반한 우울증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꼴찌팀을 4강으로 이끈 로이스터 감독
이토록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감독이 또 있을까 싶다. 정규시즌 후 재계약문제가 거론되자. 팬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재계약 촉구 플래카드와 지면광고를 게재할 정도였다. 꼴찌팀을 4강으로 이끌고도 퇴단 소식이 들려오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향한 팬들의 지지는. 롯데를 넘어 8개구단 전체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롯데는 ‘단기전 운영이 미숙하다’며 로이스터 감독에 퇴출을 통보했고. 고려대 감독이던 양승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트위터리안들은 “배추도사님. 내년시즌 기대합니다?”라는 애매한 말로 분한 마음을 대신 전했다.
◇올해도 계속된 넥센의 정기 대 바겐세일
어느새 스토브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한 넥센은. 시즌 내 크고작은 선수세일을 했다. 정기 대 바겐세일도 아닌데. 마일영 황재균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지난 겨울. 이현승 장원삼이라는 좌완 선발 축을 현금트레이드 해 욕을 바가지로 먹은 넥센은. 이번 만큼은 ‘전력보강 차원의 트레이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누구도 믿지 않았다. 시즌 후. 올 시즌 최대 수확이라고 손꼽히던 고원준이 사직행 KTX에 몸을 실었고. 국가대표 내야수 강정호와 세이브왕 손승락도 가까운 미래에 남의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 흥행 3 연타석 홈런
이슈가 많다보니. 팬들도 많았다. 특히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많아. 한국프로야구는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600만 명에 살짝 모자라는 수준까지 도달해. 이상기온과 남아공 월드컵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특히 5월 30일에는 국내 프로스포츠사상 최초로 누적관중 1억명을 돌파하는 경사를 맞았다. 트위터리안의 눈길을 끈 것은. 난생 처음으로 야구장(문학구장)을 방문한 안백철(13) 군이 1억번째 관중에 당첨된 것. 야구장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 트위터리안들은 허탈과 한탄으로 그날 밤 야구장 근처 ‘치맥’(치킨과 맥주를 일컫는 은어)을 모두 동내버렸다는 후문. 역시 사람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우승때는 안주더니. 몰락한 KIA와 구장 신축
시즌 개막 팡파르가 울릴 때까지만 해도. 빛고을 광주는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적어도 타이거즈 팬들은. ‘KIA 이름으로 두번째. 타이거즈 역사상 11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멋드러진 야구장을 건립하는 거야!’라며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KIA는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더니. 6월 18일 문학 SK전부터 7월 9일 잠실 두산전까지 내리 16번을 졌다.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한 것. 그제서야 광주시와 KIA는 ‘최첨단 구장을 건립 해 선수들이 부상걱정 없이 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신축구장 건립을 선언했다. 타이거즈 전사들은 올 해 팀 성적과 몸을 새구장 건립과 맞바꾼 것일지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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