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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롯데 연봉 협상 비밀주의, 왜?


[일간스포츠 최민규] 


12월 스토브리그는 연봉 협상철. 그런데 롯데는 유독 조용하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연봉 재계약 내용을 밝힌 선수는 프리에이전트(FA)를 포기한 왼손 투수 강영식 밖에 없다. 

연봉 협상팀이 업무를 접은 건 아니다. 종무식을 치른 24일까지 선수 67%가 2011년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주요 선수 가운데서는 전준우·이재곤·김수완·박종윤 등이 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롯데 관계자는 "연봉 금액은 아직 공표하지 않는다는 게 구단 방침"이라고 했다. 선수단에도 "계약이나 협상 내용을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떨어졌다. 왜 이럴까.

올해 롯데에는 개인 최고 성적을 낸 선수가 많다. 2루수 조성환은 타율 부문 3위(0.336)에 오르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포수 강민호는 데뷔 뒤 처음으로 3할대 타율과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했다. 좌익수 손아섭도 85득점에 타율 3할6리·11홈런을 때렸다. 마운드에선 14승의 송승준이 팀내 투수 고과 1위에 올랐고, 왼손 투수 장원준도 12승을 따냈다. 베테랑 김사율은 올해 구원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협상 시작도 못했다. 28일에야 첫 협상 테이블에 앉은 선수가 많다. 한 선수는 "예년에 비해 연봉 협상이 늦다"고 말했다. 

협상 초기 단계지만 벌써부터 주요 선수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지난해 롯데는 '연봉 총액 6% 이상 인상 불가' 방침 아래 간판 타자 이대호에게 연봉 삭감을 제시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 선수는 "구단은 '연봉 총액 규모가 정해져 있다'는 입장이었다. 협상이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선수는 "첫 제시액을 후려쳤다가 협상이 길어지면 조금씩 금액을 올리는 게 롯데 스타일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결국 버티는 선수만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단은 정규시즌 MVP 이대호와는 마지막으로 계약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연봉 3억9000만원인 이대호는 대폭 인상이 예고된 선수. '계약 사실을 비밀에 부치며 최고 선수와의 협상은 마지막으로 미룬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연봉을 제시받은 주력 선수라면 박탈감을 느끼기 쉬운 모양새다. 롯데는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구단이지만 올해 평균 연봉은 8552만원으로 리그 평균(8687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어차피 연봉 협상에서 100% 만족하는 선수는 없다. 롯데의 연봉 총액 인상율은 최근 두 시즌 6~7% 선에 그쳤지만 올해는 두자릿수대로 올랐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 연봉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된 뒤 반드시 공개된다. 구단이 자체 협상 전략을 우선해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건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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