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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김성근 감독-김광현의 ‘이심전심’


[일간스포츠 하남직] 


김광현(22·SK)은 걱정에 사로잡혔다. "두 달동안 캐치볼조차 못했다. 이제야 훈련을 시작한다." 그는 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훈련을 시작해도 된다"는 진단을 받았고, 28일 일본 오키나와 재활군 캠프에 합류했다. 모처럼 병원에서 긍정의 답을 들었지만 마음 한켠에 남아있는 근심까지 지워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성근(68) SK 감독은 "걱정말라"고 했다. 그제서야 김광현은 "너무 늦지는 않은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김 감독은 27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김광현을 만났다. 한국시리즈 종료 뒤 첫 만남. 김 감독은 "고생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괜찮다"고 했다. 김광현은 "빨리 낫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긴 말이 오갈 필요는 없었다. 

최근 두 달동안 김광현은 극심한 맘고생을 했다. 10월 21일 갑작스런 안면근육 마비증세로 입원했고, 이후 훈련을 시작하려할 때마다 의사로부터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11월에는 두문불출. 12월에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는 판단에 연말 시상식 참가를 고려했다. 

그 때 김 감독이 막아섰다. 당시 일본 고치서 마무리캠프를 지휘하던 김 감독은 "무리하지 말라. 네 몸이 가장 중요하다. 야구도 생각하지 말고 쉬어라. 그래도 된다"라고 지시했다. 김광현은 김 감독의 뜻을 따라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며 휴식을 취했다. 23일 제 1회 SK 야구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쉬는 동안 몸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렇게 쉬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투수의 기본인 캐치볼도 못했으니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해 김광현의 걱정을 듣게 된 김 감독은 "김광현을 만나야겠다"고 했다. 26일 오후 귀국한 그는 27일 오후 짬을 내 김광현과 만났다. SK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김광현도 아직은 이십대 초반. 격려 한 마디가 필요했다. 김 감독은 "어차피 쉬어야할 때였다. 잘 쉬었다. 내년 개막전을 목표로 해도, 훈련 시작이 늦지는 않았다. 난 별로 걱정안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김광현을 향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김광현이 심약해질 때는 목소리 톤을 바꿨다. 김 감독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흔들리는 김광현에게 "집에 일찍가고 싶지 않은가 보다"는 농담으로 제자의 마음을 다잡았다. 갑작스런 마비증세로 고생한 제자에게는 짧은 격려가 필요했다. 김광현은 "고통스럽겠지만 재활을 잘 끝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에도 스승의 마음이 전해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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