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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고교야구 라이벌 열전] 덕수고의 원투펀치, 김진영-한승혁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2001년 고교야구를 주름잡았던 두 선수를 뽑자면 단연 덕수정보고(현 덕수고) 류제국과 광주 진흥고 김진우였다. 초고교급 에이스로 주목받으며 연고 구단의 집중 구애를 받았던 이들은 예상대로 모두 프로행을 결정지었다. 다만, 류제국이 해외 진출을 선언했지만, 김진우는 KIA 타이거즈의 적극적인 구애 속에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당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주목했던 유망주임에는 틀림없었다.
이후 9년이 지난 현재,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덕수고 김진영과 한승혁 듀오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두 사람 모두 ‘초고교급 에이스’ 칭호를 받으며, 전국 우완 투수 랭킹 1, 2위를 다투던 유망주였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에는 모교의 대통령배 우승과 청룡기 4강을 이끌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했을 일이었다.
고교야구 라이벌 열전 : 덕수고 김진영 vs 한승혁
친구이자 라이벌인 김진영과 한승혁은 여러모로 닮은점이 많다. 최고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앞세운 속구 투수라는 점,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모교 덕수고에 대한 애교심이 많다는 점도 똑같이 닮았다.
지난해와 올해, 교대로 덕수고 마운드를 이끌었다는 점도 닮았다. 지난해에는 김진영이 부상으로 잠시 부진에 빠지자 한승혁이 펄펄 날았고, 올해에는 한승혁이 주로 타자로 나서는 일이 많아지자 김진영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바 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바로 이를 두고 하는 이야기였다.
물론 좋은 추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고교급 에이스 둘을 확보한 덕수고였지만, 올해에는 대통령배 결승 진출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관왕’을 목표로 회심차게 출발했지만, 나경민(시카고 컵스), 이인행(KIA), 김경도(고려대)등이 빠진 ‘타자 3인방’의 공백을 매우지 못한 것이 컸다.
이렇듯 닮은 두 사람이지만, 황금사자기 이후 행보는 서로 판이하였다. 김진영이 일찌감치 계약금 80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한승혁은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에 대해 이렇다 할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KIA 타이거즈는 한승혁이 2011 신인지명 당일까지 해외 진출 소식이 없자 그를 과감하게 1라운드로 지명을 했다. 물론 이는 커다란 모험이었다. 해외 진출의 꿈을 저버리지 못한 한승혁이 얼마든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승혁은 자신을 지명해 준 KIA에 감사 인사를 건네며,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계약금 1억 8천만 원은 자신이 원했던 액수에 다소 모자랄 수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 유창식에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당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둘은 2001년 류제국-김진우 듀오처럼, 해외(김진영)와 국내(한승혁)로 발걸음을 옮기며 각자의 길을 걸었다. 두 사람의 향후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한승혁이 지난 5월부터 느껴 왔던 팔꿈치 통증이 심해지면서 토미 존 수술(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은 못내 아쉽다. 빨라야 이번 시즌 후반, 혹은 내년 시즌 초반에야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것은 이들의 행보를 2001년 류제국-김진우 듀오에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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