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xc

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두산 이용찬 “내 인생 가장 후회할 짓 했다, 죄스러운 마음뿐”


[일간스포츠 서지영] 


두산 이용찬(21)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과오에 대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할 짓을 했다. 죄스럽다"며 거듭 사죄했다. 이용찬은 지난 10월 6일 오전 음주운전 후 뺑소니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구단에서 정규 시즌 잔여 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500만 원, 연봉 동결 처분을 받은 이용찬은 현재 초등학교 야구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어렵게 말문을 연 이용찬은 "반성 기미 없이 언론과 인터뷰나 한다고 팬들이 오해할 것 같아 두렵다. 방송사의 취재 요청도 몇 번이나 거절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아침 10시 재활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한 후 3시부터 인근 초등학교 야구부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저녁에는 집에 귀가해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 외출은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살이 많이 빠졌다. 시즌 때 몸무게보다 10kg정도 빠졌다. 입맛이 없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처음에는 어색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다가와서 사인도 해달라고하고, 변화구도 가르쳐달라고 하더라. 투구폼은 어릴때 교정해야 한다. 커서 바꾸려들면 힘들다. 자세를 교정해 준 뒤, 제구력이 좋아지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다. 늘 야단맞아가며 야구를 했던 내 어린 시절도 생각난다."

-무슨 생각을 많이 하나.

"사고 뒤로 좀처럼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는다. 기사도 거의 읽지 않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않는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 많이 힘들고 또 조심스럽다."

-사고 후 심경은.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인생에서 가장 후회할 짓을 내가 했다. 평생 씻기 어려울 것이다. 팬과 감독님, 동료들에게 죄송하다. 오래 생각했다. 나는 야구선수다. 결국, 내 죄를 덜기 위해서는 야구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내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웨이트와 보강운동 중이다." 

-김경문 감독이나 친한 동료 반응은

"사고 후 감독님과 (정)재훈 형에게 전화했다. 감독님은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다. 어깨 펴라. 내년에 야구 잘해서 갚아라. 내가 힘이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셨다. 재훈형은 3년째 같은 방을 쓰고 있고, 팀에서 가장 친하다. 형은 '너는 좀 맞아야 한다. 맞자'라고 했다. 재훈형도 그렇고 투수진에게 미안함이 크다. 내가 있었다면, 동료들이 좀 더 쉰 후 마운드에 섰을 것이다. 야구는 섬세한 운동 아닌가. 1년 동안 페이스를 7회에서 8회에 맞춰 놓았다가 갑자기 9회에 나가면 밸런스가 무너진다. 재훈형과 준PO 때 통화했다. '니가 좀 와서 던져라'라며 농담 반 진담 반 말하더라. 나도 '정말 경기장에 가고 싶다. 공이 너무 던지고 싶다'고 답했다."

-마무리 훈련에서 내년 선발전환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직 들은 바 없다. 결정에 따르겠지만, 나는 선발보다는 언젠가 리베라나 호프먼 같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는 오랜 꿈이있다. 사람들은 선발이 야구의 꽃이니 욕심을 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올 시즌 51세이브째를 올렸다. 우리나라서 200세이브를 넘은 투수가 별로 없다. 나는 그 1/4가까이 달성했다. 10년이 걸려도 200세이브를 달성해 국내 최고 마무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