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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KIA 최희섭, "타격폼? 현상 유지가 중요"

2010년 다소 주춤했던 최희섭이 타격자세 현상유지를 선언했다. 지난 7월 잠실경기 도중 헬멧을 고쳐쓰는 모습.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도구를 이용해 움직이는 공을 맞히는 야구.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금물이다. 

KIA 뉴 캡틴 최희섭. 그는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수퍼스타다. 하지만 간혹 지나친 신중함이 역효과를 일으킬 때도 있었다.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 미루고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KIA의 간판 스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밝은 목소리에는 티끌만큼의 복잡한 생각도, 조급함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최희섭 이름 석자이기에 다소 아쉬웠던 2010년 성적. 기술적 변화를 묻자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2010 시즌 타격폼 '현상 유지'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KIA 최희섭은 상대 투수에 따라 이중타법을 오가며 장타를 뽑아냈다. 지난 9월5일 잠실 두산전에서 4회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는 모습.김경민 기자 kyunmgin@sportschosun.com

최희섭은 상황에 따른 두가지 타격폼으로 올시즌을 치렀다. 하나는 오른발을 들어올렸다가 내리면서 때리는 외다리 타법. 몸에 지닌 파워를 온전히 타구에 실어 날릴 수 있는 자세다. 또 다른 하나는 오른발을 미리 땅에 찍어놓고 치는 선 스트라이드 타법. 빠른 볼과 포크볼 등 다양한 구질을 장착한 특급 투수의 공을 공략하기 알맞은 자세다. 이중타법. 2011년도 쭉 그대로다. 

"어차피 한가지 자세로 한 시즌을 치를 수는 없어요. 상황과 상대 투수에 맞춘 타격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실 메이저리거 출신 최희섭에게서 기술적 약점을 찾기는 힘들다. 한 때 부진했던 이유도 기술적 문제는 아니었다. 심리적 안정감 속에 타석에 서면 최희섭에게 자신있게 맞설 투수는 드물다. 

하지만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 터. 더 완벽한 폼을 찾아나설만 하건만 최희섭은 단호하다. 팀의 고참으로 주장을 맡으면서 개인을 넘어 팀 전체를 보기 시작한 결과다. 동료들의 활약에 따라 팀이나 개인 성적 모두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지 오래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평범한 사실을 1년 내내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온 몸으로 느꼈다. 

"기본 정도 하겠다는 마음이에요.제가 욕심을 안 부리고 팀 중심만 잘 지켜줘도 괜찮을 겁니다." 김상현 나지완 등 동료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제 목표는 30홈런-100타점-3할 타율입니다. 40홈런-110타점을 하려면요? 저 혼자는 불가능합니다. 2009년 처럼 모두가 힘을 모아야죠. 상현이나 동료들이 앞뒤에서 지켜주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니까요."

개인을 넘어 팀 전체를 보는 여유로움이 물씬 묻어나는 캡틴 최희섭. KIA의 2010년이, 최희섭의 2010년이 예사롭지 않을 것 같다는 여운 속에 휴대폰 '종료' 버튼을 꾹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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