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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윤병웅의 야구 기록과 기록 사이] 전문기록원 과정에 불어 닥친 배움의 열기





접수가 시작되고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모집정원(50명)을 훌쩍 넘어섰다. 당초 수강 신청기간으로 잡아놓았던 기간은 2주. 처음 전문기록원 과정을 개설하는 터라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아 넉넉하게 일정을 늘려 잡았던 것인데, 여유가 오히려 걱정을 불러왔다. 접수 이틀째 역시 신청자 수는 정원의 두 배인 100명선을 지나 시시각각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었다.

사실 근자에 들어 불기 시작한 야구열풍으로 엄청난 수의 사회인야구 팀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담당 운영하는 심판원을 비롯한 기록자원의 확보와 그에 수반된 운영능력의 자질향상은 이미 절실한 시대의 바람이자 요구였다.

매년 봄, KBO가 일반 팬을 대상으로 하는 야구기록강습회를 3일간의 일정으로 해마다 꼬박꼬박 개최하고는 있지만, 짧은 일정과 여건상 사회인야구에서 활동하는 현장 기록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의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다루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던 터.

그러던 차에 기록원 분야 역시 프로는 물론 아마와 사회인야구까지를 아우를 수 있는 포괄적인 교육과 재충전의 배움터를 마련하고,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준거 기준에 근거한 능력인증 제의 시행을 고민해보라는 지침이 내려졌고, 그 후 약 1년여에 걸친 현황파악과 준비기간을 거친 끝에 2011년 1월 15일, 마침내 제1기 전문기록원 양성과정이 출발 선상에 서게 되었다.

앞서 얘기한 바대로 전문기록원 과정은 사회인야구의 틀을 단순한 취미운동 개념에서 진일보할 수 있도록 경기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작성, 관리하기 위한 기록원들을 배출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현재 사회인야구 현장에서 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원이 적지 않지만, 일부 리그를 제외한다면 기록집계나 관리가 되지 않고 있거나, 하고 있다 해도 신뢰성 문제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이 또한 숨길 수 없는 현실로, 전문기록원 과정은 바로 이 점에 대한 보완에 우선적으로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내년부터 실시될 예정인 아마야구의 주말리그제 도입에 따른 기록원 충원과 프로 2군 기록원 선발 및 장기적인 측면의 구단 수 증가에 대비한 기록자원 확보도 당면과제라 할 수 있지만, 이는 전문기록원 과정 개설의 차기 목적쯤으로 거론할 수 있겠다.

이번 제1기 전문기록원 과정의 교육과정은 총 4주간(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활용, 총 8일간)에 걸쳐 진행된다. 기록규칙과 관련한 이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필요한 경기규칙이 가미되며, 야구기록에 대한 일반론과 야구를 주제로 한 소양교육이 함께 곁들여질 예정이다.

최종일에는 퀴즈식 이론시험과 기록실기 테스트가 실시되며, 이 결과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 공동 명의의 기록능력 등급(1급 또는 2급) 인증서가 발급되게 된다. 총 8일간에 걸친 전 과정을 마쳤을 경우, 수료증은 참가자 모두에게 주어지지만 등급 인증서는 일정기준 성적 이상(절대평가제)을 거둔 참가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수여된다.

이 등급 인증서는 국가의 공인된 자격증이 갖고 있는 성격과는 차이가 있지만, 프로와 아마 그리고 국민생활체육연합회 산하 사회인야구 리그에서 기록원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급 이상의 등급 인증서를 취득해야 하는 것으로 시간을 두고 점차 자격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편 수강신청자들의 지원동기 대부분은 현역 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이 압도적이었다. 국민생활체육연합회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사회인야구 리그에서 현재 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예상대로 많은 관심을 표명했지만, 순수하게 야구의 기록세계에 대해 알고 싶은 욕심 하나로 과감히 수강을 신청한 사람도 상당수 있어 보였다.

신청자들의 연고지역은 전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강원, 충청, 경상, 전라지역은 물론 바다건너 제주에서도 신청자가 있었다. 지방의 경우, 4주 동안 매주 서울을 왕복해야 하는 고된 일정과 숙박에 따른 만만치 않은 경비문제까지 참가자 스스로가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임에도 기록원에 대한 열망과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그 어떤 악조건도 막을 수가 없었나 보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체육관 71동)에서 열리게 될 이번 강좌의 수강정원은 총 50명으로 제한된다. 강좌를 개설하는 정신과 목적에 부합되도록 현재 사회인야구 리그에서 기록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분들과 일반 야구팬들을 적정 비율로 안배해 수강대상자를 결정했다.

수강확정 대상자 중에는 야구기록에 대해 전혀 접해본 적이 없는 수강자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강좌개설 기간이 비교적 긴 시간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면 전 과정 수료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이번 수강기회를 놓치신 분들께는 2월말(25~27일 예정) 건국대에서 개최할 계획인 2011 기록강습회(제30회)를 권해드리고 싶다. 서류전형이 아닌 신청자 누구나 참가가 가능한 기회의 장으로 야구기록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 지식을 쌓는데 유용한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되며, 강습회에서의 습득 지식을 기저로 해 전문기록원 과정에 도전한다면 보다 체계적인 기록이론 정립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끝으로 수강신청서 서류접수자가 정원의 6배인 300명을 넘어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청자 모두에게 수강기회를 드리지 못하는 점이 많이 죄송스럽고 아쉬웠지만, 향후 이어질 제2기, 3기 전문기록원 과정을 기약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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